에티오피아 커피, 구지(Guji)는 왜 시다모 구지(Sidamo Guji)인가?

 

시다모 구지 표기의 모순?

 
처음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지를 공부할 때 가장 헷갈렸던 게 이 시다모 구지(Sidamo Guji)라는 커피 원두였어요. 왜냐구요? 에티오피아의 현재 행정구역을 살펴보면 일단 시다모(Sidamo)라는 지명은 없고 시다마 주(Sidama Region)와 그 하위 단위인 시다마 존(Sidama Zone) 만이 존재하거든요. 더욱이 구지(Guji)라는 지명은 구지 존(Guji Zone)을 지칭하고 이 Zone은 오로미아 주(Oromia Region)에 속해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에티오피아의 행정구역상 시다모(Sidamo)는 현재 없는 지명이고, 시다마(Sidama) 존과 구지(Guji) 존은 서로 다른 지역에 속하는 각각 독립적인 커피 생산지라는 겁니다. 구지는 시다마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커피 스타일이 유사하다는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행정 구역 및 커피의 개성과 특성이 달라요.

차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지명	행정구역(Region > Zone)	커피 특징
시다마(Sidama)	Sidama Region > Sidama Zone	밝은 산미, 플로럴, 과일향의 워시드 커피가 많음
구지(Guji)	Oromia Region > Guji Zone	풍부한 과일향, 꿀, 초콜릿 뉘앙스의 내추럴 커피가 많음

 
 

왜 시다모 구지가 널리 알려졌나?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시다모 구지가 아니라 구지(Guji) 혹은 오로미아 구지(Oromia Gugi)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시다모 구지라는 커피 이름이 널리 알려져 사용되게 된 것일까요? 시다모 구지(Sidamo Guji)는 엄밀히 말해 잘못된 표현이지만, 일부 커피 판매자나 수출업자들이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는 주로 마케팅 또는 역사적 관례에 의한 결과라고 합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배경을 알아야 해요.
 

첫 번째, 역사적 이유

시다모(Sidamo)는 에티오피아 남부인 시다모 지방(Sidamo Province)에서 생산된 커피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던 이름(Trade Name)으로 1995년까지는 구지(Guji)도 이 안에 포함되어 있었어요. 이후 행정 구역이 변경되고 세분화되면서 시다모 지방은 사라지고 시다마(Sidama)와 구지(Guji)가 독립된 지역으로 분리되었어요. 그럼에도 국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관습적으로 “시다모”라는 이름이 사용되곤 합니다. 

※ 1995년까지 행정구역으로 Sidamo Province가 존재 [출처: 위키피디아]

※ 2023년 지도는 이전 Sidamo Province에 속했던 Guji와 Sidama가 서로 다른 주(Region)로 표기 [출처: 위키피디아]

 
 
두 번째, 마케팅 목적
 
“시다모”는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커피 산지로 잘 알려져 있어, 이를 사용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을 거예요. 구지는 비교적 최근에 독립된 산지로 부각되었기 때문에 일부 판매자들은 여전히 “시다모”라는 이름을 사용해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여요.
 

세 번째, 혼합 원두의 가능성

일부 경우, 실제로 시다마와 구지 원두를 혼합하여 판매하면서 “시다모 구지(Sidamo Guji)”로 표기하기도 해요. 이는 산미와 단맛의 조화를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의 원두를 섞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단일 원산지(Single Origin) 커피라면 이 표기는 부정확한 정보에 해당해요!

따라서, 정확한 정보로 구분하고 싶다면, 구매처에 문의하거나 제품 상세 설명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티오피아 구지 커피 생산지역

 
에티오피아 구지(Guji) 지역은 시다마와 인접한 에티오피아 남부 지역으로,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 생산지로 잘 알려져 있어요. 독특한 향미와 높은 품질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지역 내 세부 행정구역과 지리적 특성이 밀접하게 관련됩니다.

행정구역 및 커피 생산지: 구지는 오로미아주에 속하고 하위의 여러 워레다(Woreda: 소규모 행정구역)로 나뉘어요. 구지 커피는 과일과 플로럴 향미가 돋보이며, 특히 딸기, 블루베리, 열대 과일의 뉘앙스와 더불어 꿀이나 초콜릿 같은 단맛으로 잘 알려져 있고요. 워레다 단위의 주요 생산지와 커피 특징은 아래와 같아요.

• 우라가(Uraga): 높은 고도와 뛰어난 내추럴 프로세스 커피로 유명, 섬세한 산미와 플로럴 향
• 샤키소(Shakiso): 과일 향미가 돋보이는 커피 생산, 과일의 진한 단맛과 무게감 있는 바디
• 함빌라(Hambela): 플로럴 향미와 단맛이 두드러짐. 또한, 크리미한 바디와 복합적인 향미 있음

 

생산 환경 및 지리적 특징: 구지 지역은 소규모 농부들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협동조합(Cooperative)과 가공소(Processing Station)를 통해 커피를 생산해요. 또한 높은 고도와 풍부한 강수량으로 세계적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 고도: 1,800~2,300m (특히 우라가 지역이 가장 고도가 높음)
• 커피 품종: 주로 에티오피아 토착 품종인 헤이릴룸(Heirloom)
• 가공 방식: 내추럴(Natural) 및 워시드(Washed)
• 토양: 화산 토양으로 인해 커피나무에 풍부한 영양 공급
• 기후: 열대성 고산 기후, 연평균 기온 16~20°C

 

마무리

오로미아 구지 지역은 오로모(Oromo) 부족을 중심으로 한 커피 농업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어요. 특히 커피는 단순한 수출 작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지역 공동체의 경제와 문화의 핵심입니다. 구지 커피는 가공소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게 붙을 수 있으며, 생산된 커피의 맛은 각 워레다 또는 마을의 미세한 기후 차이에 따라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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